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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本을 찾아서 Explore Essence.2

EXPLORE ESSENCE
춤은 즐거움이 아니다. 슬픔이다.
INTRO
춤, 언제 춰 봤는지 기억나시나요? 대학교 새내기 때 장기자랑이랍시고 반강제로 준비했던 날? 클럽에서 이명이 들릴 정도로 흔들어젖힌 날? 아니면 친구들과 블루투스 스피커를 쾅쾅 틀고 홈파티를 했던 날이 떠오를 거예요.
하지만 그때 췄던 춤은 단지 즐거움을 보여주기 위한 일종의 퍼포먼스라고 봐요. '지금 이 순간 나는 즐거워!'를 몸으로 표현한 결과죠. 클럽에 왔다고 정말 음악에 심취해 춤을 추진 않잖아요. 내가 출 수 있는 건 단지 비둘기처럼 끄덕일 뿐이죠. 가끔 리듬에 맞춰 손을 뻗거나. 눈치껏 알아서.
POINT
흥겨운 감정이 들 땐 콧노래를 부르거나 가볍게 어깨를 들썩이죠. 혹은 월드컵에서 극장 골을 넣을 때 터지는 기쁨과 환희는 나도 모르게 소리 지르게 되고 방방 뛰게 만들어요. 그런데 이건 순간 임팩트로 끝나는 경우가 대부분이죠. 춤처럼 길게 이어지진 않아요.
어떻게 하면 진심으로 춤추게 만들 수 있을까요? 걸그룹 <뉴진스>의 아버지이자 앨범 <뽕>으로 한국대중음악상 4관왕에 오른 프로듀서 <250> 님에 따르면, 좋은 댄스 음악이란 '감정적으로 동하게 만드는, 특히 슬픈 감정'을 자극하는 음악이라고 해요.
즐거움을 주입해서 몸을 흔들게 하는 음악보다 슬픔을 느껴서 추는 춤은 다를 수밖에 없겠죠. 봉준호 감독의 영화 <마더>의 마지막 씬을 보면 더욱 알 수 있어요. 극중 김혜자 선생님은 모든 걸 내려놓은 듯 관광버스에 올라 무아지경으로 춤을 춥니다. 과거를 망각하고자 추는 춤사위는 흐릿한 실루엣으로 끝맺음되죠.
누군간 일상에서 도망치고자 클럽으로 가기도 합니다. 바깥세상은 너무 힘들고 짜증 나니까요. 그런데 클럽 음악은 주로 해외에서 온 테크노 음악이나 힙합 리믹스들이 흘러요. <250>님은 이것들이 춤추기 좋은 음악으로 느껴지지 않는다고 해요. 슬플 때 추는 춤은 '절박한 춤'으로 느끼기 때문이라고.
EXPANSION
이에 따라 생각하면, 춤을 추고 싶은 사람에겐 즐거움을 주입하는 음악보단 오히려 '슬픔을 느끼고 감정적으로 승화시켜주는 음악'이 더 필요해 보여요. <뽕>의 곡들이나 <뉴진스-Ditto>처럼 슬픔이 기본 정서이되 댄서블한 리듬으로 만드는 거죠. 160의 드럼 템포 위에 사람이 춤추지 않고는 못 배기는, 한 마디로 울면서 춤추게끔 만드는 음악.
코로나 이후 현대인들은 걱정과 불안으로 더욱 위축됐죠. 각자만의 방식으로 이런 감정을 다스려야 살아갈 수 있게 됐어요. 이 덕분인지 카타르시스로 해방감을 주는 업은 갈수록 커지고 있어요. '힐링'이라는 명목 아래 명상, 캠핑, 여행, 운동 등이죠. 춤도 다르지 않다고 봐요.
예전부터 이런 춤 명상 프로그램은 있었어요. 그들은 말해요. '춤의 본질은 자기 생각과 감정의 표현이다.'라고. 그리고 춤출 때만큼은 영원한 자유로움을 느낀다고 합니다. 즉 춤은 자기 존재를 드러내는 표현 방법이라고 볼 수 있겠네요.
아직은 춤에 대해 진입장벽이 있다고 봅니다. 일단 몸을 움직여야 하는 거리낌과 감정을 솔직하게 쏟아내야 하는 어색함과 부끄러움 때문이라 봅니다. 개인적으론 새내기 때 느낀 혐오감 때문일지도 모르겠네요. 그래도 이런 심리적 허들만 넘을 수 있다면 춤은 위축된 현대인에게 충분히 자신을 되찾아 줄 업이라 생각합니다.
SUMMARY
카테고리: 춤
고정관념: 즐거움
핵심타겟: 걱정과 불안으로 위축된 현대인
실제인식: 슬픔(=감정적으로 동할 때)
업의본질: 자기 존재를 드러냄
REFER TO
W website 2022.04.27
중앙일보 문화 2022.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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